마요르카로 허니문을 정했던 것은 오직 칼로데스모로 때문이라 숙소는 어디든 상관이 없었다. 하지만 마요르카를 조사하다보니 캡로캣이 허니문 1위 호텔인 것을 보고 마요르카는 고급 휴양지구나를 깨닫고 숙소 리스트는 남편에게 맡겼다.
조건은 딱히 없었는데, 신기하게 마요르카응 only adult 호텔이 보여서 그 중에 고르기로 했다. 이왕 멀리까지 가는거 제대로 휴양을 즐겨야 하는데, 시끄럽게 애들 뛰어다니고 우는 거 별로일 것 같았다.
only adult 몇 가지 중에 수영장이 있거나 해변이거나가 대부분인데 이 칸세라는 팔마시내 중심에 있고 해변도 풀도 없는 게 신기 했고, 사진 한장이 내 마음을 사로잡았다.
이 테라스 사진이 너무 우아해보였다. 근데, 당연히 호텔 외부를 향해있어 아침 마요르카 풍경을 볼 수 있을거라 기대했는데, 호텔 네 중정이 보여서 문은 계속 닫아놓고 지냈네ㅎㅎ
호텔 로비와 라운지, 공용 공간을 지배인 벤자민이 자세히 설명해주었다. 여긴 15세기에 지어진 어느 귀족의 집을 리모델링해서 만들어진 호텔이란다. 그 말을 들으니 더 좋았다. 난 영혼없는 큰 건물 보다 스토리가 있는 것을 좋아하니까.
호텔은 고풍스러우면서 오리엔탈한 느낌인데, 그 당시 부자들에게 오리엔탈이 유행이었나 싶기도.
지베르니 모네의 집처럼 일본 정원 느낌도 느껴지기도 했다. 뭔가 비-싼 동양 예술품 수집가 같기도ㅎㅎㅎ
우리의 룸.
너무 좋쟈나.
유럽의 부잣집에 온 것 같잖아.
내가 귀족이 된 느낌. 괜히 우아해진다.
손글씨로 쓴 환영 엽서, 호텔의 향이 있는 향수.
정형화된 호텔이 아닌 각도마다 다른 분위기의 룸.
동영상을 찍어놓을 걸. 아쉽다.
호텔 칸세라의 조식.
세팅 하나하나 정성스러움이 느껴져 너무 좋았다.
계란류는 추가금액이 있는게 아쉬웠지만 기본만으로 충분했다.
조식 먹을 때 대부분의 손님이 유럽 노인 부부들.
여유로워 보이는 손님들 덕에 우리도 여유를 느낄 수 있었다.
이것이 only adult 호텔의 매력이겠지.
이틀 묵었는데 소음이 하나도 없어 참 좋았다.
아, 체크인할때 한국커플을 만났는데, 한국인 후기가 하나도 없어서 선택했다고.
우린 후기는 전혀 신경안쓰고 그냥 사진으로만 골랐는데, 이렇게 좋을 줄 몰랐다고ㅎㅎ
어쩌면 소음에 한국말 소리도 포함일텐데, 그게 없어서 좋았을지도.
2023 5월의 마요르카는 칼로데스모로 말고는 우연히 한국인을 만나기 힘들었다.
그래서 더 좋았던 마요르카. 이제 더 유명해지면 한국인 바글바글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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